[Cover Story-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흑백 이코노 TV에서 SUHD까지… 대한민국 TV 역사 써온 삼성

입력 2017-11-16 16:57  

삼성전자 TV 사업의 역사


[ 좌동욱 기자 ] 삼성전자 TV사업의 발자취는 대한민국 TV산업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흑백 TV에서 컬러 TV를 거쳐 LCD TV와 QLED TV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이 붙은 TV를 연이어 선보였다. 2006년부터 10년 이상 삼성전자 TV가 세계 시장 1위를 석권한 배경이다.

오일쇼크로 에너지 절약 분위기가 고조되던 1975년 4월. 삼성전자가 출시한 흑백 이코노 TV(모델명 SW-C509L)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코노 TV는 전원을 켜면 예열 없이 화면이 바로 켜지는 ‘순간수상(瞬間受像)’ 방식 브라운관을 채택한 절전형 제품이었다. 출시 첫해 12월 국내 판매량이 3만4000대를 기록해 월간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3년 뒤인 1978년 판매량은 74만6000대로 늘었다. 시장점유율 40.9%로 독보적인 1위 제품이었다. 1979년엔 TV와 카세트, 라디오를 결합한 콤보 TV를 ‘이코노 보이’란 이름으로 유럽에 내놨다. 유럽 시장에 삼성이라는 이름을 알린 첫 번째 제품이다.

컬러 TV 시대 개막

1970년대 후반엔 TV 시장에 거대한 변화가 일어났다. 컬러 TV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1977년 국내 첫 컬러 TV인 ‘컬러 이코노 TV’ 개발에 성공했다. 당시 국내에선 컬러 TV 시판 허가가 나기 전이어서 수출을 먼저 시작했다. 1977년 3월 생산에 들어간 컬러 이코노 TV는 같은해 4월부터 파나마로 수출됐다. 국내 판매가 허가된 것은 그로부터 약 3년 뒤인 1980년이다. 그해 12월 컬러 방송이 시작되면서 국내에서도 본격적인 컬러 TV 시대의 막이 올랐다. 당시 이산가족 상봉 장면을 생생하게 전달하면서 컬러 TV가 기하급수적으로 확산됐다.

1998년 10월29일 최고령 우주비행사인 존 글렌 미국 상원의원이 탑승한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 발사 장면이 세계 최초로 디지털 방송신호로 송출됐다. 디지털 TV 시대가 열린 것이다. 삼성전자는 당시 세계 최초로 출시한 55인치 프로젝션형 디지털 TV 10대를 미국 백악관과 의회의사당 등 8개 도시에 설치해 디스커버리호 발사 장면을 고화질 영상으로 담았다. 이 프로젝션 TV는 세계에서 처음 디지털 방송신호를 수신한 디지털 TV로 기록됐다.

LCD TV 시대 선도

2004년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크기인 46인치 LCD TV를 출시했다. 판매가는 1600만원에 달했다. PDP와 LCD TV 진영 간 기술 경쟁이 극에 달하던 시기다. 당시 30인치 이하 TV는 LCD가, 40인치 이상은 PDP가 우위를 보인 상황이었다. 삼성전자가 내놓은 46인치 LCD TV는 LCD 진영이 TV 주도권을 잡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이후 샤프, 소니, LG, 필립스 등 LCD 진영의 기술이 PDP를 압도하면서 LCD TV 매출은 연간 200%의 고성장을 거듭했다. PDP TV는 그로부터 10년 후인 2014년 시장에서 퇴출됐다.

삼성전자 TV사업을 세계 1위로 올라서게 한 결정적인 제품은 2006년 선보인 ‘보르도 TV’다. 스피커를 TV 하단으로 내리고 모서리를 곡선으로 처리한 디자인은 와인잔을 연상케 했다. 색도 와인을 상징하는 붉은색을 썼다. 보르도 TV는 출시 6개월 만에 100만 대 판매를 돌파했다. 2008년엔 ‘크리스털 로즈 TV’로 흥행을 이었다. TV 케이스 뒷면은 검은색, 앞면은 투명한 색을 입혀 마치 유리로 감싼 듯한 느낌을 줬다. 제품 출시 후 5개월 만에 판매량이 100만 대를 넘어섰다.

LED TV 최초로 상용화

2009년 삼성전자는 세계에서 가장 얇은 LCD TV를 출시했다. 기존 LCD TV의 3분의 1 수준인 29.9㎜로 ‘핑거슬림’이라고 불렸다. LCD 광원으로 기존 냉음극형광램프 대신 반도체 광원인 LED를 적용해 응답 속도, 수명, 전력 소비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수은 납 등 유해물질이 없어 친환경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가격도 기존 같은 제품보다 100만원가량 낮게 책정해 소비자 반응이 뜨거웠다. 당시 삼성전자의 마케팅 문구는 ‘세상의 TV와 선을 긋다, 새로운 종(種)’이었다. LED TV 제품 출시 이후 삼성전자의 TV 시장 점유율은 급격히 상승했다. LG전자와 소니 등 LCD TV 제조사들이 잇달아 LED를 활용한 TV를 출시했다. TV뿐 아니라 모니터, 노트북 등 대다수 LCD 디스플레이로 확대되면서 디스플레이산업의 판도를 바꿨다.

세계 최초로 커브드 TV 출시

삼성전자는 2014년 세계 최초로 커브드 UHD TV를 출시했다. 커브드 TV는 화면 양쪽 끝이 중앙으로 살짝 휜 TV를 말한다. 시야 영역을 넓게 확보해 실제 영역보다 넓게 보이는 파노라마 효과를 구현한다. 삼성 커브드 UHD TV의 장점은 곡률이다. 반지름이 4200㎜인 원의 휜 정도와 같다. 3~4m 거리에서 TV를 시청할 때 가장 좋은 몰입감을 준다. 또한 화면의 영상을 자동으로 분석해 배경과 사물을 구분하고 각기 다른 깊이감을 불어넣는 ‘원근 강화 엔진’ 기능을 갖춰 입체감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6년엔 세계 최초로 퀀텀닷 소재를 활용한 SUHD TV를 출시했다. 양자점이라고도 불리는 퀀텀닷은 머리카락 굵기의 수만 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초미세 반도체 입자다. 지구 크기를 1이라고 했을 때 퀀텀닷의 크기는 축구공 하나에 불과할 정도다. 게다가 무기물 소재의 특성으로 입자 크기를 조절해 동일한 물질로 빛의 삼원색(파랑 초록 빨강)을 모두 구현할 수 있다. 유기물과 달리 컬러의 수명도 길고 전력 소비도 적다. 삼성전자가 퀀텀닷 기술 개발에 나선 것은 2001년부터다. 이후 관련 특허만 150여 개를 확보했다. 삼성전자의 퀀텀닷은 세계 최초로 카드뮴이 없는 친환경 기술이다. 역사상 최대의 화면 밝기인 1000니트(nit·1nit=촛불 1개 밝기) 이상으로 10억 가지 색을 나타낼 수 있는 색 표현력을 갖췄다. 어떤 영상을 재생하더라도 제작자의 의도를 충실하게 전달할 수 있어 20세기폭스 등 할리우드 영화제작사들이 영화 제작용 모니터로 활용하고 있다.

좌동욱 기자 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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